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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시간을 파는 상점

Voguey 2021. 1. 30. 02:01



제목이 상당히 흥미로운 소설을 귀로 읽었다.
'시간을 파는 상점'
제목만 놓고 봤을 때는 '타임터너-해리포터에 나오는 헤르미온느의 마법 시계' 혹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은 시간을 활용한 소재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전개돼도 정말 재밌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야기는 내 예상과는 달리 굉장히 담백하게 흘러갔다.
등장하는 주인공 '온조'는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인터넷을 통해 개점한다.
시간을 사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기본 규칙이 존재하는데 이 세 가지의 규칙이 주인공의 성격을 잘 대변하고 있다.


이야기는 '온조'가 상점을 통해 의뢰를 받아 그것을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진행되는데 가장 큰 틀로 지정된 주제가 '장물사건'이다. '장물사건'에 대해 전개되면서 'PMP'라는 전자기기가 나오는데 요새도 학생들이 이걸 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공부를 한다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런 물품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아이패드' 느낌이랄까? 아니려나?ㅎㅎ;

아무튼 소설을 읽는 내내 학생 때의 추억이 많이 떠올랐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서 그렇기도 하고, 그 때 들었던 수많은 생각들 중 여러가지를 집합해놓은 것 같은 등장인물들이 나를 더 추억에 젖게 했다. 당연하다고 생각 하면서도 그 때는 왜 그렇게 '삶과 죽음,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심히 가졌나 싶다. 지금도 삶에 대해 생각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땐 좀.. 심했다 ㅋㅋ
특히나 목적없는 노력에 대한 게 내게 있어서 엄청난 고민거리였는데, 결국엔 그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해 나의 수능 100일 기록지는 우울로 잠식되어 있다. 그 노트는 펼쳐보면 안 되는 악마의 노트라고 할까..? 하핳.. 예전에 궁금해서 첫 장을 펼쳤는데 하루치의 짧은 일기를 보는 데도 상당한 감정이 소모됐다. 이걸 버릴 수도 없고....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책을 읽고 나서는 '청소년 문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청소년 문학은 청소년들보다 청소년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먼저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청소년에게 있어 이런 문학작품들은 되게 잡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나'와 '내 삶'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언제든 가치있는 일이지만 그것에 너무 빠져버리면 현실을 가볍게 여기게 되기도 한다. 나는 그런 것이 조금 우려되는 것이다.

어찌됐든 정말정말 오랜만에 철학적이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좋은 책을 읽어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시간을 파는 상점'은 누구나 읽어도 좋을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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